저는 주식이라고는 삼성전자나 카카오처럼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대기업 주식 몇 주를 사본 게 전부인, 전형적인 ‘주린이(주식+어린이)’였습니다. 그런 제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스타트업의 주식을 사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은, 한 경제 잡지에서 읽었던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문제를 혁신적인 기술로 해결하고 있는 한 작은 기업에 대한 소개였죠. 그 회사의 비전과 기술력에 매료된 저는, ‘이런 회사야말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겠다, 나도 이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강한 열망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증권사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아무리 검색해봐도 그 회사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기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저의 길고 험난한 비상장기업 주식사는법에 대한 탐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마주한 비상장기업 주식사는법의 세계는, HTS에서 버튼 하나로 사고파는 상장주식과는 완전히 다른, 마치 암거래처럼 보일 정도로 위험하고 불투명한 곳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때의 제가 겪었던, 주식 초보가 사기 위험을 피해 안전하게 미래의 유니콘 기업 주주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처럼 비상장주식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터득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두 갈래의 길: 안전한 플랫폼과 위험한 장터
제가 비상장주식을 사기로 마음먹고 가장 먼저 부딪힌 벽은 ‘그래서 어디서 사야 하는가’였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 거래할 수 있는 곳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었습니다.
1. 안전한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 비상장)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삼성증권이나 신한투자증권 같은 제도권 증권사와 연계하여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한 공식적인 플랫폼입니다.
2. 위험한 사설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 각종 주식 카페 등)
오래전부터 비상장주식 투자자들이 정보를 교류하던 커뮤니티 사이트들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공식적인 거래 시스템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이 쪽지나 댓글로 연락하여 직접 돈을 주고받는 ‘장터’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안전한 거래 플랫폼 vs. 위험한 사설 사이트 비교 (초보자의 선택)
구분 | 안전 거래 플랫폼 | 위험한 사설 사이트/카페 |
안전성 | 매우 높음. 증권사 실명 계좌를 통해 주식 보유 여부 확인, 대금은 플랫폼이 안전하게 보관 후 주식 입고 시 지급. | 매우 낮음. 돈만 받고 주식을 보내주지 않는 ‘먹튀’ 사기, 허위 매물, 주주명부 위조 등 온갖 사기 위험에 노출. |
거래 방식 | 앱 내에서 1:1 채팅으로 협의 후, 안전거래 시스템을 통해 거래 체결. | 개인 간 연락(전화, 카톡) 후, 개인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 |
투명성 | 최근 실거래가, 다른 사람들의 희망 매수/매도 가격(호가) 확인 가능. | 거래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깜깜이’ 거래. 시세를 알기 어려워 바가지를 쓸 위험이 큼. |
제가 내린 결론 | 수수료가 들더라도, 사기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주는 안전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초보자가 발을 들였다가는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정글과도 같은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
저는 이 비교를 통해,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안전한 거래 플랫폼’을 이용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비상장주식 투자는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위험성이 높은데, 거래 과정에서까지 사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1%를 아끼려다 투자 원금 100%를 날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주식을 사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 과정
안전한 플랫폼을 이용하기로 결정한 저는, 실제 주식을 사기 위한 몇 가지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1단계: 증권 계좌 개설 및 플랫폼 연동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삼성증권, 서울거래 비상장은 신한투자증권이나 NH투자증권 계좌가 있어야만 거래가 가능했습니다. 저는 마침 가지고 있던 삼성증권 계좌를 증권플러스 비상장 앱에 간편하게 연동할 수 있었습니다.
2단계: ‘통일주권’인지 반드시 확인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대부분의 주식은 ‘통일주권’이었습니다. 통일주권은 한국예탁결제원에 등록되어 증권사 계좌 간에 안전하게 옮길 수 있는 ‘전자화된 주식’입니다. 만약 내가 사려는 주식이 ‘비통일주권(실물 종이 주권)’이라면, 플랫폼을 통한 간편 거래가 불가능하고 훨씬 더 복잡하고 위험한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구매 전, ‘주린이’가 확인했던 최소한의 것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하지만 주식을 사기 전에, 저는 최소한의 정보를 확인하여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인지를 스스로 점검했습니다.
비상장기업 주식 매수 전 최소한의 필수 확인사항
확인 항목 | 제가 정보를 찾았던 곳 | 왜 확인해야 할까? |
이 회사가 뭐 하는 회사인가? (사업 모델) | 회사 홈페이지, 관련 뉴스 기사 | 내가 투자하는 회사가 어떤 비전과 기술력을 가졌는지, 최소한의 이해는 하고 있어야 합니다. |
최근 실거래가는 얼마인가? (시세 파악) | 증권플러스 비상장 앱 내 ‘시세’ 탭 | 판매자가 제시하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됩니다. |
최근에 나쁜 소식은 없나? (뉴스 검색) | 포털 사이트에서 회사 이름으로 뉴스 검색 | 대표이사의 횡령, 기술 유출 소송 등 악재가 있는 기업은 피해야 합니다. |
총 주식 수는 얼마나 되나? (기업가치 추정) | 증권플러스 비상장 앱 내 ‘기업 정보’ 탭 | (최근 실거래가) × (총 주식 수)를 통해, 현재 시장에서 평가받는 대략적인 기업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
저는 이 네 가지 항목을 확인하며, 제가 사려는 주식의 가격이 현재 기업가치에 비해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정도의 분석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실전! 플랫폼에서 주식 사는 법 (삽니다 글 올리기)
제가 투자하고 싶었던 회사는 인기가 많아, ‘팝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매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대로, ‘삽니다’ 게시판에 제가 원하는 가격과 수량을 올려놓고 판매자를 기다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삽니다’ 게시판 이용 방법 (실전 가이드)
단계 | 상세 행동 요령 | 제가 직접 해보니 느낀 팁 |
1단계: ‘삽니다’ 글쓰기 | 원하는 종목 선택 후, [삽니다] 버튼 클릭 | – |
2단계: 희망 가격 및 수량 입력 | 1주당 구매하고 싶은 가격과, 총 몇 주를 살 것인지 입력 | 저는 최근 실거래가보다 약간 낮은 가격으로 올려놓고, 반응이 없으면 조금씩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
3단계: 판매자로부터 1:1 대화 신청 | 내 글을 본 판매자가 나에게 1:1 대화를 신청 | 여러 명에게 연락이 올 수 있으므로, 침착하게 응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4단계: 최종 협의 및 거래 체결 | 대화를 통해 최종 가격과 수량을 확정한 뒤, 판매자가 ‘거래 제안’을 하면 수락 | 거래가 체결되면, 더 이상 취소할 수 없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
5단계: 대금 이체 및 주식 입고 확인 | 앱의 안내에 따라 안전한 거래 지갑으로 돈을 이체하고, 내 증권 계좌로 주식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림 | 돈을 이체한 후 주식이 입고되기까지 보통 10~2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
며칠 뒤, 제 글을 본 한 판매자로부터 연락이 왔고, 저는 몇 번의 가격 조율 끝에 드디어 그토록 원했던 회사의 주식을 제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주식 매수 후 확인해야 할 사항
확인 항목 | 확인 방법 |
증권 계좌 잔고 확인 | 연동된 증권사(저의 경우 삼성증권) MTS에 접속하여, ‘잔고’ 메뉴에서 해당 비상장주식이 정상적으로 입고되었는지 확인 |
거래확인서 보관 | 증권플러스 비상장 앱 내 ‘거래내역’에서 해당 거래의 상세 내역 및 전자 계약서 저장 |
양도소득세 준비 | 나중에 이 주식을 팔아서 수익이 나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취득가액(내가 산 가격) 증빙을 위해 거래 내역을 잘 보관 |
비상장기업 주식사는법 관련 자주 묻는 질문(Q&A)
제가 주식을 사는 과정에서, 그리고 사고 난 후에 가장 궁금했던 질문들을 모아봤습니다.
Q1. 판매자가 제시하는 가격이 적정한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비상장주식에는 정해진 가격이 없기 때문에, ‘적정 가격’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주린이인 제가 사용했던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증권플러스 비상장이나 서울거래 비상장 같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최근 실거래가’와 현재 올라와 있는 다른 매물들의 ‘호가’를 비교하여 대략적인 시세 범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둘째, 해당 기업의 최근 투자 유치 이력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만약 최근에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면, 그때 평가받은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현재 주가를 역산해보는 것도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참고일 뿐이며, 최종 가격은 결국 판매자와의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Q2. 판매자가 수수료를 아끼자며, 플랫폼 외부에서 카톡으로 대화하고 직접 계좌이체를 하자고 합니다. 응해도 될까요?
절대 안 됩니다. 그것이 바로 사기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수수료 몇 푼 아끼려다 투자금 전액을 잃는다’는 말이 비상장 거래 시장의 제1원칙입니다. 안전한 플랫폼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플랫폼이 저의 돈과 상대방의 주식을 중간에서 안전하게 보관해주고, 주식 입고와 대금 지급이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보증해주기 때문입니다. 플랫폼 외부에서 개인 간에 직접 송금하는 순간, 그 어떤 안전장치도 사라지게 됩니다. 판매자가 아무리 신뢰를 주는 말을 하더라도, 외부 거래를 유도한다면 그 즉시 대화를 중단하고 해당 사용자를 플랫폼에 신고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입니다.
Q3. 드디어 주식을 샀습니다. 이제 뭘 해야 하나요? 언제 상장하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축하드립니다. 이제 당신은 그 회사의 주주입니다. 하지만 비상장주식 투자는 ‘사는 것’보다 ‘기다리는 것’이 훨씬 더 어렵습니다. 회사가 언제 상장할지는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5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고, 영원히 상장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회사의 홈페이지나 공식 블로그, 그리고 관련 뉴스 기사들을 꾸준히 찾아보며 회사가 잘 성장하고 있는지, 상장 준비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뿐입니다. 비상장주식 투자는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믿고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작은 주주가 되기까지, 험난했지만 뿌듯했던 여정
제 증권 계좌에 찍힌 작은 스타트업의 주식 몇 주. 누군가에게는 보잘것없는 숫자일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제 스스로의 힘으로 정보의 불균형을 극복하고, 위험을 관리하며 얻어낸 값진 성취의 증표와도 같습니다.
비상장기업 주식사는법은 분명 상장주식을 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공부와 노력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저는 단순히 주식을 사는 법을 넘어, 하나의 기업 가치를 분석하는 눈과, 위험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부디 오늘 제가 알려드린 정보들이, 여러분이 ‘주린이’를 넘어, 미래의 유니콘을 알아보는 현명한 투자자로 성장해나가는 첫걸음에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