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지?” 싶은 순간을 겪는 것 같아요. 저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몇 년 전,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입원을 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남편 일까지 꼬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설상가상으로 세탁기까지 고장이 나서 한겨울에 손빨래를 했던 기억이 나요. 정말 사소한 불운들이 겹치고 겹쳐서, 제가 발을 딛고 있는 땅이 통째로 꺼지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때는 정말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라는 말을 매일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아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또 무슨 안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려운 마음부터 들었죠.
주변 사람들은 다들 자기 자리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저만 이 불운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늪에 빠지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그 바닥 같던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된 것들이 있어요. 오늘 제 이야기가, 과거의 저처럼 지금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어요.
- 왜 유독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요
- 제가 겪었던 최악의 시기
-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한 일
- 몸이 먼저 보내는 신호들
- 제가 시도했던 아주 작은 행동 변화들
- 환경을 바꾸는 작은 노력
- 엉킨 생각을 정리하는 저만의 방법
-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피해야 할 생각들
- '다 내 탓'이라는 마음에서 벗어나기
- 제가 도움을 받았던 사소한 것들
- 기분을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말해보기
- 부정적인 말 습관을 고치려는 노력
- 거절하지 못했던 제 모습 돌아보기
- 하루의 작은 성공 경험 만들기
- 제가 이런 시기를 겪으며 깨달은 것
- 자주 묻는 질문 (Q&A)
- 긍정적인 마음을 위한 작은 마무리
- 겪어본 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이야기
왜 유독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요
그 시기에는 정말 세상이 불공평하게 느껴졌어요. 마치 저만 표적이 된 것처럼 안 좋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으니까요.
머피의 법칙처럼 느껴질 때
이상하게도 꼭 바쁜 날 아침에 아이가 옷에 뭘 쏟고, 중요한 약속이 있는 날 버스를 놓치곤 했어요. 하나가 꼬이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일들이 줄줄이 꼬여버렸죠. “정말 머피의 법칙이 이런 거구나” 하고 한숨만 푹푹 내쉬었어요.
작은 불운이 계속 겹치는 경험
큰 사고가 한 번에 터지는 것보다, 어쩌면 더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이 이런 작은 불운들의 연속이었어요.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깨고, 그릇을 치우다가 손을 베고, 밴드를 찾으려니 약통이 비어있는 식이었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니 제 자신이 무척 무능력하게 느껴지고 자존감도 바닥을 치더라고요.
제가 겪었던 최악의 시기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버텼나 싶은 순간들이 있어요.
아이는 아프고 일은 꼬이고
아이 둘을 키우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참 많아요. 특히 아이가 아플 때는 다른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죠. 첫째가 장염으로 고생해서 밤새 간호하고 겨우 잠들 만하면, 둘째가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거기에 제가 프리랜서로 하던 일까지 마감이 겹치면서, 제 몸과 마음이 스무 조각으로 찢어지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사소한 실수들이 큰 문제처럼 보일 때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사소한 실수도 잦아졌어요. 공과금 내는 날짜를 놓치거나, 학교 준비물을 빠뜨리는 일도 있었죠. 평소라면 “어머, D” 하고 금방 수습했을 일들이, 그 시기에는 제 인생이 송두리째 잘못된 것처럼 크게 느껴졌어요.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한 일
더 이상 이렇게 끌려다니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것을 잠시 멈추기
저는 일단 하던 모든 것을 ‘일시정지’했어요. 엉망이 된 집안일도, 급한 연락들도 잠시 뒤로 미뤘어요. 그리고 딱 1시간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지금은 그럴 때’라고 인정하기
“그래, 지금은 뭘 해도 안 되는 시기인가 보다” 하고 그냥 인정해버렸어요. “이걸 빨리 해결해야 해!”,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지?” 하고 저를 다그치는 것을 멈췄어요. 지금은 웅크리고 있어야 하는 시기라고, 제 자신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죠.

몸이 먼저 보내는 신호들
돌이켜보면, 마음이 무너지기 전에 몸이 계속 신호를 보냈더라고요.
잠을 자도 피곤한 기분
가장 큰 신호는 수면 문제였어요. 걱정거리가 머릿속을 맴도니 밤에 잠들기도 어렵고, 겨우 잠들어도 새벽에 몇 번이나 깼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잠을 잔 게 아니라 오히려 두들겨 맞은 것처럼 몸이 무거웠죠.
사소한 일에 예민해지는 마음
몸이 힘드니 마음도 날카로워졌어요. 아이들이 평소처럼 장난치는 소리에도 저도 모르게 “조용히 좀 해!” 하고 소리를 지르게 되더라고요. 남편이 위로한답시고 건넨 말도 다 비꼬는 것처럼 들렸어요.
제가 시도했던 아주 작은 행동 변화들
거창한 계획은 세울 엄두도 나지 않았어요. 그저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어요.
| 작은 행동 | 제가 그 행동을 한 이유 | 실천 후 느낀 점 (주관적) | 난이도 (5점 만점) |
| 아침에 일어나 물 한 컵 마시기 | 밤새 쌓인 답답함을 씻어내는 기분으로 | 속이 조금 편안해지는 느낌 | 1점 (가장 쉬웠어요) |
| 5분이라도 창문 열고 환기하기 | stagnant한 집안 공기를 바꾸고 싶어서 | 공기가 바뀌니 기분도 조금 나아지는 듯했어요 | 1점 (일어나자마자 했어요) |
| 좋아하는 음악 딱 한 곡 듣기 | 다른 생각을 잠시 멈출 수 있어서 | 3분 정도지만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어요 | 2점 (음악 고르는 게 고민될 때도 있었죠) |
| 자기 전 10분 스트레칭 | 어깨와 목이 너무 뭉쳐 있어서 | 몸이 조금 풀리니 잠이 더 잘 오는 것 같았어요 | 3점 (매일 하기는 어려웠어요) |
이 표는 제가 절망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던 ‘아주 작은’ 행동들이에요.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별것 아닌 일들이죠. 하지만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는, 이처럼 즉각적으로 할 수 있고, 아주 작은 성공이라도 맛볼 수 있는 행동이 필요했어요. 물 한 컵을 마시는 성공이 모여, 다음 행동을 할 수 있는 작은 힘이 되어주더라고요.
환경을 바꾸는 작은 노력
제 마음을 당장 바꿀 수는 없었지만, 제 주변 환경은 바꿀 수 있었어요.
안 쓰는 물건 버리기
눈에 보이는 것부터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몇 년간 입지 않은 낡은 옷들, 언젠가 쓰겠지 하고 쌓아둔 플라스틱 용기들을 큰 봉투에 담아 버렸어요. 물건을 버리면서 제 마음속에 쌓여있던 묵은 감정들도 같이 버려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책상 위 먼지부터 닦아내기
어지러운 책상을 보니 제 머릿속 같았어요. 물티슈를 뽑아 책상 위 먼지부터 닦아냈어요. 깨끗해진 책상을 보니, 엉망진창이던 제 문제들도 조금은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희망이 생겼어요.
엉킨 생각을 정리하는 저만의 방법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 저는 무작정 노트에 적어봤어요.
| 지금 나를 괴롭히는 문제 | 제가 하던 부정적인 생각 | 객관적인 사실 확인하기 | 생각을 바꿔보기 |
| 아이가 자꾸 밥을 안 먹을 때 | “내가 엄마 자격이 없나 봐” | 아이는 어제 잘 먹었고, 지금은 놀고 싶어 한다 | 아이가 안 먹는 건 내 탓이 아니다. 배고프면 먹을 것이다 |
| 남편이 내 말을 안 들어줄 때 | “나를 무시하는 게 틀림없어” | 남편은 지금 다른 일로 피곤해 보인다 | 내 감정을 호소하기보다, 남편 상황을 먼저 물어보자 |
| 일이 내 뜻대로 안 풀릴 때 | “나는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야” | 이 일 하나가 안 된 거지, 다른 건 잘해왔다 | 이 방법이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보면 된다 |
| 통장 잔고가 줄어들었을 때 | “이제 다 끝났어. 우린 망할 거야” | 고정 지출이 나간 날이다. 아직 수입일이 남았다 | 최악을 상상하지 말고, 아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자 |
이렇게 표로 정리해보는 것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제가 얼마나 ‘사실’이 아닌 ‘제 감정’에 휩쓸려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거든요. “나는 망했어”가 아니라 “고정 지출이 나갔구나”처럼 사실만 적어보는 연습이, 엉킨 생각의 실타래를 푸는 첫걸음이 되었어요.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피해야 할 생각들
스스로를 더 깊은 늪으로 빠뜨리는 생각들이 있어요. 저도 이런 생각들에서 벗어나려고 무척 애를 썼어요.
“나만 왜 이럴까” 하는 생각
다른 사람들의 행복해 보이는 SNS 사진과 제 처지를 비교하면서 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알고 보면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더라고요. 저마다 말 못 할 힘든 구석이 다 있다는 걸 애써 외면했던 거죠.
과거의 실수를 계속 되새기는 것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그때 그 선택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같은 후회들이 저를 괴롭혔어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되새기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현재의 저를 더 무기력하게 만들 뿐이었어요.
‘다 내 탓’이라는 마음에서 벗어나기
모든 안 좋은 일이 다 제 잘못 같고, 제가 부족해서 벌어진 일 같았어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구분하기
저는 종이에 적어봤어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은 아이에게 따뜻하게 말해주는 것, 집안을 조금 치우는 것이었어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은 아이가 갑자기 아픈 것, 남편의 회사 사정, 고장 나버린 세탁기 같은 것들이었죠. 이렇게 구분하고 나니,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 때문에 스스로를 탓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날씨 탓, 운 탓으로 돌려보기
가끔은 그냥 “이번엔 운이 나빴네”, “비가 와서 기분이 그런가 보다” 하고 제 탓이 아닌 다른 곳으로 책임을 돌려버렸어요.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상황이 안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어요.
제가 도움을 받았던 사소한 것들
힘든 시기에 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주었던 것들이에요.
| 위로가 된 항목 | 제가 활용한 방법 | 그때 느꼈던 감정 (주관적) | 저의 개인적인 추천 |
| 따뜻한 차 한 잔 | 아이들 재우고 혼자 조용히 마시기 | 따뜻한 기운이 몸에 퍼지면서 긴장이 풀리는 느낌 | 카페인이 없는 캐모마일이나 페퍼민트 차가 좋았어요 |
| 조용한 연주곡 | 설거지할 때나 청소할 때 틀어놓기 | 시끄러운 머릿속을 차분하게 정리해주는 기분 | 가사가 없는 피아노 연주곡이 집중하기 좋더라고요 |
| 10분 정도의 짧은 산책 | 답답할 때 집 앞 공원 한 바퀴 돌기 | 환경이 바뀌니 기분도 잠시 전환되었어요 | 목적지 없이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돼요 |
| 푹신한 담요 | 소파에 앉아있을 때 꼭 덮고 있기 | 몸이 감싸지는 느낌이 들어서 심리적으로 안정됐어요 | 좋아하는 촉감의 담요 하나쯤은 꼭 필요해요 |
정말 사소하죠. 하지만 이런 작은 감각적인 만족감들이, 날카롭게 곤두서 있던 제 신경을 조금이나마 무디게 만들어주었어요. 큰 위로가 아니라, 이런 ‘작은 챙김’이 그 시기에는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 같아요.
기분을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매일 반복되는 절망적인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주 작은 ‘새로움’을 시도했어요.
안 가던 길로 산책하기
매일 가던 길이 아니라, 일부러 한 블록 돌아서 골목길로 다녀봤어요. 새로운 가게를 발견하기도 하고, 예쁘게 핀 꽃을 보기도 하면서 잠시나마 힘든 현실을 잊을 수 있었어요.
아주 간단한 베이킹 해보기
저는 요리에 소질이 없는 편인데, 그냥 마트에서 파는 핫케이크 믹스를 사다가 아이들과 구워봤어요. 모양은 엉망이었지만, 밀가루를 반죽하고 달콤한 냄새를 맡는 과정 자체가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말해보기
혼자 모든 짐을 지고 가려는 습관이 저를 더 힘들게 만들었어요.
“나 요즘 좀 힘들어”
용기를 내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제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자, 친구는 묵묵히 들어주더니 “그동안 혼자 얼마나 힘들었냐”며 같이 울어주었어요.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어요.
남편에게 구체적으로 도움 요청하기
남편에게 “나 힘들어”라고 뭉뚱그려 말하는 대신, “미안하지만, 오늘 저녁 설거지는 당신이 좀 해줄 수 있어? 내가 너무 지쳐서 그래”라고 구체적으로 부탁했어요. 제 상태를 정확히 표현하니, 남편도 무엇을 도와야 할지 알고 기꺼이 도와주더라고요.
부정적인 말 습관을 고치려는 노력
제가 무심코 내뱉는 말들이 저를 더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 제가 자주 쓰던 부정적인 말 | 주로 어떤 상황에서 썼나요 | 제가 바꾸려고 노력한 말 | 생각을 바꾸기 위한 노력 |
| “죽겠다” | 피곤하거나 일이 많을 때 | “조금 힘드네”, “할 일이 많네” | “죽겠다”고 말한다고 일이 줄어드는 건 아니니까요 |
| “망했다” | 작은 실수를 했을 때 | “어떻게 수습하지?”, “다시 해보자” | 실수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하려 했어요 |
| “나는 왜 이럴까” | 남과 비교되거나 자책할 때 |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저를 다독였어요 |
| “다 짜증 나” | 일이 안 풀리고 답답할 때 | “뭐가 문제일까?”, “하나씩 해보자” | 뭉뚱그려 짜증 내기보다,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려 했어요 |
솔직히 말 습관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려웠어요. 저도 모르게 부정적인 말이 툭툭 튀어나왔죠. 하지만 의식적으로 “아, 또 이 말 썼네. 다음엔 ‘힘드네’라고 말하자” 하고 스스로 인지하는 연습을 반복했어요. 긍정적인 말을 쓴다고 상황이 당장 바뀌진 않았지만, 적어도 저 스스로를 더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지는 않게 되었어요.
거절하지 못했던 제 모습 돌아보기
돌이켜보면, 저는 늘 ‘좋은 사람’이고 싶었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했던 마음
엄마로서도, 아내로서도, 또 일하는 사람으로서도 완벽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능력 M’s 넘어서는 일들도 꾸역꾸역 맡아서 했죠.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는, 사실 제가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어서 더 빨리 지쳤던 것일지도 몰라요.
“미안하지만, 지금은 어려워요”
거절하는 연습을 시작했어요. 지인이 무리한 부탁을 했을 때, 예전 같으면 억지로 웃으며 들어줬겠지만 “정말 미안한데, 내가 지금 사정이 생겨서 그건 좀 어렵겠다”고 솔직하게 말했어요. 거절당한 상대방보다, 거절을 해야 하는 제 마음이 더 불편했지만, 그렇게 제 한계를 지키고 나니 오히려 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어요.
하루의 작은 성공 경험 만들기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는 데는 ‘작은 성공’을 맛보는 것이 중요했어요.
| 저만의 아주 작은 목표 | 목표 달성에 걸린 시간 | 달성 여부 (O/X) | 달성 후 제 기분 |
| 아침에 일어나 이불 개기 | 3분 | O | 하루를 정돈된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
| 아이 등원 후 설거지 바로 하기 | 15분 | O | 미뤄둔 숙제를 해치운 것처럼 개운했어요 |
| 틈틈이 빨래 개기 | 20분 | O | 작은 일이라도 하나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었어요 |
| 하루에 한 끼는 제대로 차려 먹기 | 30분 | X (가끔 실패) | 실패해도 괜찮아요. 내일 다시 시도하면 되니까요 |
이 표는 제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오늘의 미션’ 같은 거였어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이불 개기’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일이었죠. 하지만 이 작은 성공들이 모여서 “나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시켜 주었어요.
제가 이런 시기를 겪으며 깨달은 것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시간이었지만, 분명히 배운 것도 있었어요.
바닥을 쳐야 올라갈 힘이 생겨요
정말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바닥까지 내려가 보니, 오히려 작은 것들에 감사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이보다 더 나빠질 건 없겠다” 하는 생각과 함께,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은 작은 의지가 생겨났어요.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동안 저는 늘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을 우선순위에 두었어요. 하지만 내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을 깨달았죠. 내가 행복해야, 내 아이와 가족에게도 그 행복을 나눠줄 수 있더라고요.
자주 묻는 질문 (Q&A)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공감하며 물어보시는 것들이 있어요.
Q1. 그런 무기력한 기분은 얼마나 계속되었나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꽤 오래갔어요. 한두 달 만에 “짠!” 하고 좋아지진 않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는 거의 1년 가까이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를 반복했던 것 같아요. 중요한 건, 그 기분을 당장 없애려고 애쓰지 않았다는 거예요. “아, 오늘은 기분이 또 가라앉네. 괜찮아, 내일은 조금 나아질 거야” 하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정들을 그냥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어요.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는, 조급함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Q2. 주변 사람들이 저를 부정적으로 볼까 봐 두려워요.
A. 저도 그게 제일 두려웠어요. “저 사람 왜 저렇게 매사에 부정적이야”, “왜 저렇게 무기력해” 하고 남들이 저를 평가할까 봐 제 힘든 속내를 더 감췄죠. 하지만 제가 용기를 내서 친구에게 “나 요즘 너무 힘들어”라고 말했을 때, 친구는 저를 비난하는 대신 따뜻하게 공감해줬어요.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해 줄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내 편이 되어줄 단 한 사람은 있더라고요. 그 한 사람의 공감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낼 힘을 주었어요.
Q3. 아이들에게 자꾸 짜증을 내게 되는데 어떡하죠?
A. 이건 제가 지금도 가장 마음 아프고 후회되는 부분이에요. 제가 힘들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으니까요.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나면, 밤에 잠든 아이 얼굴을 보며 혼자 펑펑 운 적이 많아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연습을 했어요. “아까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OOO한테 소리 질렀네. 미안해. 엄마가 화낸 건 OOO 잘못이 아니야” 하고 꼭 안아주었어요. 그리고 제가 정말 감당이 안 될 때는, “엄마 지금 너무 힘드니까 10분만 혼자 있을게” 하고 양해를 구한 뒤 방에 들어가서 심호흡을 하기도 했어요.
긍정적인 마음을 위한 작은 마무리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하루를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했어요.
잠들기 전 감사한 일 떠올리기
거창한 감사 일기는 아니었어요. 그냥 잠자리에 누워서 ‘오늘 그래도 아이가 웃어줘서 고마웠다’,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처럼 아주 사소한,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딱 세 가지만 떠올려보려고 노력했어요.
내일의 나에게 작은 응원 보내기
“오늘도 정말 고생 많았어. 내일은 오늘보다 딱 하나만 더 웃는 일이 생길 거야” 하고 저 자신을 토닥여주며 잠을 청했어요.
겪어본 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이야기
지금 되는일이 하나도 없을 때 라고 느끼며, 어둡고 긴 터널을 혼자 걷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그 터널 안에 있을 때는, 영원히 빛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아 절망스러웠어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터널에도 끝은 있다는 거예요.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내려고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넘어진 김에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요. 그저 오늘 하루를 버텨낸 나 자신을 안아주세요. 제가 겪어보니, 그렇게 바닥을 딛고 일어선 경험이, 나중에 다른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버틸 수 있는 더 단단한 힘이 되어주더라고요. 여러분의 힘든 시간이, 결코 여러분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라고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어요.